챗봇 밖으로 나온 생성형 AI, 이제 엑셀·파워포인트·한글 안에서 바로 사용한다
최근, 사용자가 AI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것이 아닌 AI가 우리가 원래 사용하던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오는 형태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Microsoft Excel과 PowerPoint입니다. Excel을 사용하다가 별도의 ChatGPT 창을 열지 않고 현재 열려 있는 표를 바로 분석시키거나, PowerPoint를 작성하면서 AI에게 슬라이드 초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한글(HWP) 문서 역시 InlineAI와 같이 현재 작업 중인 문서를 기반으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생성형 AI가 Excel, PowerPoint, 한글과 같은 기존 업무 프로그램 안으로 어떻게 들어오고 있는지, 그리고 실제 업무에서는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생성형 AI의 다음 단계는 '복사해서 붙여넣지 않는 것'
기존에는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다음과 같은 과정이 일반적이었습니다.
Excel에서 데이터를 복사합니다.
→ ChatGPT나 Claude를 엽니다.
→ 데이터를 붙여넣습니다.
→ 원하는 작업을 설명합니다.
→ AI가 만든 결과를 다시 Excel에 붙여넣습니다.
문서를 작성할 때도 비슷합니다.
한글이나 Word에서 문장을 복사한 뒤 ChatGPT에 붙여넣고, 수정된 문장을 다시 원래 문서에 붙여넣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편리합니다.
하지만 업무가 복잡해질수록 문제가 생깁니다.
현재 어떤 셀을 보고 있는지, 문서의 앞뒤 내용이 무엇인지, 어떤 슬라이드를 수정해야 하는지 등을 사용자가 직접 AI에게 다시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등장하는 AI 업무 도구들은 이 과정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파일의 문맥을 AI가 직접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2. Excel 안으로 들어온 Claude — Claude for Excel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Anthropic의 Claude for Excel입니다.
Claude 웹사이트에 Excel 파일을 업로드해 분석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Excel에서 작업하면서 Claude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매출 데이터가 들어 있는 Excel 파일을 열어놓고 다음과 같은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 이번 분기 매출이 감소한 항목을 찾아줘.
- 전년 대비 증가율을 계산하는 열을 만들어줘.
- 이 수식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줘.
- 오류가 발생한 수식을 찾아줘.
- 현재 표를 기반으로 간단한 분석 결과를 작성해줘.
- 기존 재무 모델의 구조를 분석해줘.
특히 Excel에서는 단순히 숫자를 읽는 것보다 셀과 수식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매출 = 판매량 × 판매단가
라는 구조가 여러 시트에 걸쳐 연결되어 있다면 일반적인 챗봇에서는 사용자가 관련 정보를 일일이 전달해야 합니다.
Excel과 직접 연동된 AI는 현재 워크북의 구조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자연스럽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무 모델 검토, 실험 결과 분석, 연구 데이터 정리, 사업계획서 수치 검토 등과 같은 업무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다만 AI가 직접 셀이나 수식을 수정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결과를 그대로 신뢰하기보다는 변경된 셀과 수식을 사람이 다시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현재 Anthropic은 Excel 뿐만이 아닌 Word, Powerpoint도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3. Microsoft Copilot — Excel과 PowerPoint에 가장 자연스럽게 들어간 AI
Microsoft Office 사용자라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AI는 Microsoft 365 Copilot입니다.
Copilot은 별도의 ChatGPT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Word, Excel, PowerPoint 등 Microsoft 365 환경에 AI 기능을 직접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Excel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 데이터 요약
- 추세 분석
- 수식 작성
- 조건에 맞는 데이터 탐색
- 차트 및 분석 방향 제안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PowerPoint에서는 활용 방법이 조금 더 직관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 문서를 기반으로 10장짜리 발표자료를 만들어줘."
라고 요청하면 기존 문서를 기반으로 발표자료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는 기존 슬라이드를 열어놓고
"이 슬라이드의 내용을 절반 정도로 줄여줘."
"경영진 보고용 문체로 수정해줘."
"이 내용을 세 장의 슬라이드로 나눠줘."
와 같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ChatGPT를 열어 슬라이드 내용을 만든 뒤 PowerPoint로 옮기는 방식과 비교하면 작업 과정이 상당히 짧아집니다.
다만 한 가지 알아둘 점은 Microsoft Copilot과 ChatGPT는 같은 제품이 아닙니다.
Microsoft의 AI 서비스에는 OpenAI의 모델이 활용될 수 있지만, Microsoft 365 Copilot이라는 별도의 제품과 서비스 체계 안에서 동작합니다.
따라서 회사에서 Microsoft 365를 사용하고 있다면 별도의 ChatGPT 기반 애드인을 찾기 전에 Copilot을 먼저 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 국내 한글(HWP) 문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InlineAI
국내 업무 환경에서는 Word만큼 중요한 프로그램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한글(HWP)입니다.
정부 과제, 연구계획서, 공문, 사업계획서 등의 업무에서는 여전히 한글 문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글로벌 AI 서비스가 Microsoft Word나 Google Docs를 중심으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한글 문서를 작성하면서 생성형 AI를 사용하려면 기존에는
한글에서 문장 선택
→ 복사
→ ChatGPT 실행
→ 붙여넣기
→ 문장 수정 요청
→ 다시 한글에 붙여넣기
과정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InlineAI와 같이 현재 작업 중인 프로그램에서 바로 AI를 호출하는 형태의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한글에서 문장을 선택한 뒤 AI에게
- 문장을 자연스럽게 수정
- 공문 형태로 변경
- 내용 요약
- 맞춤법 수정
- 영어 번역
- 문장 길이 축약
등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별도의 AI 웹사이트와 문서 프로그램을 계속 오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이러한 종류의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역시 AI 모델 자체의 성능보다는 사용자가 기존 업무 흐름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가입니다.
5.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AI가 더 똑똑한가'가 아니다
최근 생성형 AI 제품을 보면 ChatGPT와 Claude 중 어느 모델이 더 뛰어난지를 비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조금 다른 관점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Excel 업무를 하루 종일 하는 사람에게는 벤치마크 점수가 조금 더 높은 AI보다
현재 열려 있는 Excel 파일을 직접 읽고 수정해주는 AI가 훨씬 편리할 수 있습니다.
PowerPoint를 자주 만든다면 마찬가지입니다.
ChatGPT에서 아무리 좋은 글을 만들어도 최종적으로 다시 슬라이드에 옮겨야 한다면 업무가 하나 더 생깁니다.
반면 PowerPoint 안에서
"이 페이지를 한 장으로 요약해줘."
라고 요청하고 바로 수정할 수 있다면 실제 생산성은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6. 현재 업무 프로그램과 AI를 연결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연구개발 업무
Excel에 실험 결과가 정리되어 있다면 AI에게 이상값을 찾아달라고 요청하고, 결과의 특징을 요약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분석 결과를 다시 PowerPoint로 옮겨 발표자료의 초안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업계획서 작성
한글에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문장을 AI로 다듬고, 완성된 내용을 기반으로 PowerPoint 발표자료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해외 업무
Word나 한글에서 영어 이메일과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선택한 문장만 번역하거나 문체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고객 데이터 분석
Excel에 수천 건의 고객 문의가 있다면 GPT나 Claude를 이용해 문의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핵심 요구사항을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을 연결하면 기존에는 서로 다른 프로그램에서 수행하던 작업이 하나의 업무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7. 회사에서 사용할 때는 보안을 확인해야 한다
AI가 문서 안으로 직접 들어오면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확인해야 할 부분도 많아집니다.
예를 들어 Excel 애드인이 현재 워크북 전체에 접근할 수 있다면 회사의 매출이나 고객정보 역시 외부 서비스로 전달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업에서 사용할 때는 단순히
"GPT-5를 사용하니까 성능이 좋다."
정도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서비스 제공 업체, 데이터 저장 정책, 모델 학습 이용 여부, 파일 접근 범위, 관리자 권한, 데이터 보존 정책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ChatGPT for Excel이나 ChatGPT for PowerPoint를 검색해서 나온 애드인을 설치할 경우 OpenAI 공식 제품인지 제3자 제품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마치며
생성형 AI의 활용 방법은 점점 '질문을 잘하는 방법'에서 '기존 업무에 AI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ChatGPT 웹사이트를 열고 질문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업무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AI가 별도의 프로그램처럼 느껴지지 않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cel을 사용하다가 현재 데이터를 바로 분석하고,
PowerPoint를 작성하다가 슬라이드를 바로 수정하고,
한글에서 문서를 작성하다가 선택한 문장을 바로 다듬고,
회의 중에는 음성을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식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ChatGPT냐 Claude냐가 아니라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AI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개발자라면 여기에 한 단계 더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기성 제품이 자신의 업무 방식과 맞지 않는다면 OpenAI API나 Anthropic API 등을 활용해 직접 Excel 자동화 도구, 문서 작성 프로그램, 번역 도구 등을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앞으로는 생성형 AI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보다, 기존 업무 과정에서 반복되는 복사·붙여넣기와 프로그램 간 이동을 얼마나 AI로 없앨 수 있는가가 실제 생산성 차이를 만드는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